
연극과 인생을 동시에 조명하는 노장 배우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셨나요? 손숙과 박근형, 이 두 거장은 8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대한 열정과 인생의 깊은 통찰을 공유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연기 인생의 회고를 넘어, 우리에게 삶의 의미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지난 29일 방송된 tvN의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손숙과 박근형이 출연하여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에서의 연기 경험과 인생에 대한 철학을 나누었습니다. 이 두 배우는 그동안 총 124년의 연기 경력을 쌓아온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전설들입니다.
손숙은 "무대에서 못 죽으면 객석에서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극적인 최후를 상상했습니다. 이 한 마디는 단순히 무대에서의 죽음을 넘어, 진정한 삶의 가치와 마주하는 순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박근형도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말하며, 이제는 보여주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많아 마음이 급하다고 전했습니다.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삶과 죽음의 경계를 탐구하다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은 산업화 시대의 평범한 세일즈맨이 가족을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170분의 긴 공연 시간과 많은 대사로 유명합니다. 두 배우는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손숙은 박근형의 연기에 대해 "눈빛만 봐도 설레고 짠하다"고 극찬하며, 서로의 연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경을 표현했습니다. 그들의 연기 열정은 젊은 시절의 정신을 계속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웰다잉(Well-dying)과 삶의 의미
손숙과 박근형은 단순히 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년세대의 삶에 대한 태도와 웰다잉에 대해서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손숙은 "우리 나이가 몇인데, 내일 갈지 모레 갈지 모른다"며 인생의 덧없음을 농담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는 최근에 새로운 납골당을 분양받았다는 이야기를 하며, 더 이상 세속적인 욕심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결심을 나타냈습니다.
박근형은 과거의 사진을 모두 정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서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는 "내가 간직한 것은 자식들에게 남기기보다 정리하고 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시대의 흐름과 함께 나에게 남아있는 인생의 흔적을 정리하려는 의지로 읽힐 수 있습니다.
연기의 열정과 세월의 흐름
손숙은 나이가 들면서 시력 저하로 대본을 읽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딸이 녹음해준 대본을 듣고 열정적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녀의 말처럼 “어떤 역할이든 별로 안 따지고, 한두 신이라도 한다는 게 재밌다”는 생각은 배우로서의 진정한 열정을 보여줍니다.
또한 박근형은 연기노트를 작성하며 여전히 끊임없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는 "연기를 작은 단위로 나누어서 '왜 이 사람한테 이 이야기를 하는가'를 고민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로써 그들은 자신의 예술적 열정을 어떻게든 지속하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미래의 삶과 연기에 대한 철학
이 두 배우의 대화는 단순히 개인적인 경험을 넘어서, 우리의 삶을 어떻게 의미 있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박근형은 "젊었을 때는 욕망을 위해 달리다 정신이 없었지만, 이제는 나를 배려해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손숙 역시 "잘 늙고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고 공감하며, 우리가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합니다.
연기를 통해 자신뿐만 아니라 관객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손숙과 박근형의 이야기는, 노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귀중한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그들은 지금도 무대에서 불꽃같은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으며, 인생의 아름다운 여정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