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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일 교수, 문명교류의 거장으로 남다
최근 한국 문명교류학계에 큰 슬픔이 찾아왔습니다. 문명교류사 및 실크로드학의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진 정수일 교수, 혹은 ‘무함마드 깐수’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그는 91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그의 생애는 단순히 학문적 성취를 넘어, 복잡한 정치적 상황 속에서의 개인적 결단과 헌신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정수일 교수의 출생과 초기 생애
정수일 교수는 1934년 중국 연변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학문적 여정은 1955년 중국 국비유학생으로 이집트 카이로대학에 입학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중국의 외교와 문화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던 시점이었고, 정 교수는 이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후 모로코 주재 중국 대사관에서 일하면서 그는 북아프리카와 아랍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었습니다.
북한으로의 이주와 위장간첩 활동
1963년, 정수일 교수는 북한으로의 이주를 결심했습니다. 이 선택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대한 전환점이었습니다. 그는 아랍계 필리핀인 ‘무함마드 깐수’라는 이름으로 위장하여 북한의 특수 공작원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당시 북한은 냉전 시대의 격렬한 정치적 상황 속에서 다양한 국제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고, 정 교수는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의 위장간첩 활동은 단순히 정치적 목적을 넘어, 그가 평생 추구했던 문명교류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학자로서의 발자취
정수일 교수는 1996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적발되어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였으나, 2000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습니다. 출소 후 그는 다시 학문에 매진하며 실크로드학의 권위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는 아랍어, 페르시아어, 한국어 등 12개 언어에 능통했으며, 이러한 언어적 재능은 그의 연구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주요 저서와 연구 업적
정수일 교수는 다양한 저서를 통해 실크로드와 문명교류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남겼습니다. 그의 저서로는 신라·서역교류사, 실크로드학, 문명의 루트 실크로드 등이 있습니다. 특히, 그는 문명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역사적 사건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탐구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단순히 과거의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정수일 교수의 유산
정수일 교수는 자신의 삶을 통해 문명교류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는 "못다 한 일에 대한 아쉬움은 있어도 한 일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말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그의 연구와 저서는 앞으로도 많은 연구자들에게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마치며
정수일 교수의 별세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문명교류학계에 큰 손실입니다. 그의 삶과 업적은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기억될 것이며, 그가 남긴 연구는 후학들에게 귀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정수일 교수의 빈소는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오는 27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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